






범재는 천재를 이길 수 없듯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은 순 거짓이다. 노력을 아무리 해도, 천재는 그 누구도 이기지 못한다. 그의 세계는 無 그 자체였다. 모든 것이 쉽게 이뤄져 아무것도 없는 세계. 그저 지루함만 있을 뿐인.. 재미없는 세계. 어린 시절부터 누군가의 바람으로 만들어진 존재는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루어져 있다. 꼭 소설 속의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그런 그에게 첫 번째 시련이란, 그것은 적격자임에도 부적격자보다 못한 생명이었다. 악마가 꼭 좋은 선물을 주고 가는 법이 없듯이 큰 지병을 앓았다. 작은 불씨를 꺼지지 않도록 조심히 다룰 수밖에 없는 그런 존재. 치앤 아이싱은 이 세계에서 그런 존재였다. 다 만들어진 백색 퍼즐에서 한 부분이 비어져 있는 것처럼.
사람은 왜 살아가야 하는지, 어째서 주변 사람들을 만들어내며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지, 사람의 온기는 무엇인지 왜 참견하고 신경 쓰는지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스스로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로 알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이런 건 세간에선 평범하지 않은 일이기에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평범한 소녀는 이렇게 하지 않아' 그렇게 만들어진 또 하나의 존재. 열여덟 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아이, 천재적인 추리소설가. 그게 【Winter thorns】를 쓰게 된 이유다. 추리 소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범죄 트릭. 사실 이 모든 것은 자신의 자아성찰이나 마찬가지였다.
' 거짓된 존재를 좋아하는데, 나라는 존재가 있을 필요가 있을까?
모두 건강하고 말을 잘 듣는 사랑받는 아이를 더 좋아해. 봐, 내 소설을 보고 따라한 이 범죄들도 거짓된 면을 보며 찬양하고 나를 뮤즈로 여겨 '
그가 처음 재능을 받게 된 건, 직접 자원을 하고 심사를 봤을 때였다. 연속적인 사건, 지루했던 삶에서 유일하게 喜를 느낄 수 있게 만든 사건. 친구가 되고 싶다며 찾아온 아이도 그의 소설을 보고 살인 사건을 만들었고 스스로 자살했다. 마지막에 남긴 그의 말이 신경 쓰여서.
/ 아이아이의 소설을 보면, 왠지 사람을 죽이고 싶어 져. 실제로도 가능할 것 같으니까 /
본인의 이야기 픽션과 허무, 약간의 현실이 섞인 이 추리소설이, 자신의 이야기가 타인에게는 그렇게 느꼈던 걸까. 스스로 깨달아 버려서.
/ 넌 나의 뮤즈야. /
원하지 않은 배역을 받는 기분이란 이런 것일까 그는 생각했다. 그의 죽음을 보며 웃으며 즐거움을 느끼는 본인이 정말로 싫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건들이 소설로 인해 일어났고 그것은 주목도가 높아지며 스스로 자살한 사건 또한 일어났다. 소설 쓰는 것을 그만둔 것도 그 이유. 자신의 소설이, 자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쓰이는 것이 싫어서.
세 번의 심사. 마지막 심사에서 그에게 주어진 것은 [범죄 코디네이터]라는 재능이었다. 지금까지 부정해왔던 것을 확실하게 받은 기분이었다. 범죄의 뮤즈, 범죄를 위해 태어난 것이라고 순식간의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처럼.
그때부터였다.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고 닫아버린 것은. 자신에게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같은 이유였으니까.
그는 상대의 죽음을 보고 웃었다. 그보단 기쁨을 느꼈다. 이런 게 잘못된 것을 알고 있음에도 즐거워서. 때로는 슬퍼서. 아니 화가 났나? 짜증이 났나? 이제는 지나간 일이지만 그것은 확실하게
그가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이었다.
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없는 게 아니었다. 이게 상대가 말한 슬픔이라면 그는 지금 슬픔을 품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그 감정이 무엇이고, 왜 이렇게까지 상대에게 밀어붙이고 정리되지 않은 말을 하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라면 이미 끊어내고도 남았을 관계를, 굳이 선택지를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에겐 미련이고, 누군가에겐 놓치기 싫은 것 일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이 관계는..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이나 마찬가지 었다. 자신이 쓴 미완성의 글처럼 눈 앞에 있는 신기루처럼.
위태롭다.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지금 이 손을 놓게 되면, 눈앞에 상대를 놓게 되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서. 해결되지 못한 채 그대로 미궁으로 빠질 것 같아서. 상대의 의견은 처음부터 듣지 않았다. 결국 본인 멋대로 움직이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네 생각을 묻는 건, 네게 그럴 의지가 있는지 보고 싶기 때문이었을 거라고. 앞서 말했듯이 서로가 원하는 관계가 되어야 이루어질 수 있다고. 친구라는 건, 그런 거라고 네가 알려줬기 때문에. 가벼운 관계성, 이곳을 나가게 되면 사라질 관계성.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이렇게 발목을 잡게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그는 이미 없어.
그 사람을 모방한 모조품일 뿐.
그 사람과 같은 가치를 느끼는 것은 그에게 있어 실례가 아닌가?
가장 혼란스러운 사람은 눈 앞에 있는 당사자고, 그는 절대로 그를 이해할 수 없다.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니까. 그는 배려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애초에 사람과 친해지려 하지 않고 상대하는 것을 싫어하니 있을 리가 있나. 하지만, 본인이 본인으로 있을 수 없는 기분은 사실 그 누구보다 그가 잘 알고 있다.
항상 거짓된 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세상은 유에 싱만 기억 하고, 자신의 업적도 모두 그 이름으로 기억할 테니까. 필명을 쓰기 시작하면서 되돌리고 싶어도 되돌릴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미 커져버린 것에 자신은 감춰질 뿐이니까.
"납득할 수 있어"
상대가 바라는 것이 그거라면, 그는 그저 들어줄 뿐이다. 자신이 이미 말했으니까.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무의미하지 않은가? 제대로 된 친구를 만들어 본 것은 처음이기에 상대가 알려준 정의를 제외하면 그도 사실 아무것도 모른다. 그렇기에 대답할 수 없다.
"내게 있어 아키는, 아키야."
"죽은 아키도, 모조품인 아키도 나한테는 그냥 아키라고"
그가, 상대의 표정을 본다. 그 얼굴을 보니 더 이야기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몸상태가 나빠진 것도 있지만, 지금 이상태에선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상대와 말다툼을 하려고 부른 게 아니었고, 그렇다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려고 부른 것도 아니었다. 그저
확인받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
언젠가 떠날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기대를 안 하게 된 건 이렇게 될 것 같아서라고.
기대해서, 마음을 주고 움직이면 그 배로 자신에게 돌아올 상처니까. 아무리 덤덤한 사람이라도 그 정도는 알 수 있는 것처럼 붙잡는다고 있을 사람도 아니니까.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다. 일종의 방어였다.
그는 안쪽 주머니에서 작고 볼품없는 돌을 꺼낸다.
"이건 내가 가장 아끼는 월석(月石)인데, 아키에게 주고 싶었어."
월석이라 믿고 있는 이 돌은, 그가 처음으로 집 밖으로 나갔을 때 발견한 것으로 보름달이 환하게 뜨고 있어서. 그에게 주는 달의 선물이라 생각하며 소중히 여겼던 것이다. 그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돌. 부적이나 같은 거였다. 이것을 상대에게 준다는 것은 모든 것을 준다는 것, 상대를 정말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주는 것이었다.
제대로, 처음 사귄 친구는 너뿐이니까.
"필요 없으면 길가에 버리든 쓰레기통에 버리든 해."
"근데…"
상대의 손에 올려주곤 거리를 둔다.
"확실한 건, 지금의 아키에게 나는 필요 없는 것 같아. 친구도 싫은 것 같고"
"근데 난, 처음 보는 사람처럼 대하는 건 힘들어. 그러니까 안 할 거야"
"난 죽지도 않았고, 살아있기 때문에 아키를 이해할 수 없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
사실 그 누구보다 죽음과 가까이 있는데도.."
콜록, 왜 하필이면 이때 이러는 걸까? 작은 기침은 곧 큰기침이 되어 손에 묻은 피를 본다.
' 아 그렇구나.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구나.'
' 상대에게 들키지 않도록 손수건으로 대걍 닦아두고 그는 상대를 바라본다.
"난 너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네가 느끼고 있는 감정도 기분도 몰라.
있지, 그럼 나도 죽을까? 그럼 너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랑 똑같아지면, 나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응? 아키"
애써 웃으며 상대를 본다.
아무것도 없는 세계에, 겨울 속에 들어온 봄은 이미 죽었으니 이 겨울은 영원히 끝나지 않겠지.
"말 걸어서 미안. 대답하지 않아도 돼. 그냥 전부 없던 일로 하자. 그게 너한테 편하잖아"
그에게 있어 그것은 마지막으로 건넨 기회이자 배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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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룽지에게 받은것><...
얘도 순서 무작위..(정리안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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